
안녕하세요, 다문화공존사회연구소 고용환 입니다. 현재 외국인 체류 관련 업무(행정사)와 대학기관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하며 연구를 하는 다문화학 박사 입니다.
오늘은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논문을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시사점을 선행연구를 통해서 살펴보고 대안에 논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출처: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비자종류별(E-9·H2·F4) 차이를 중심으로」, 임정미·신은희 (2025), 재외한인연구 제71호 pp, 117-139.
1. 연구의 문제의식과 목적
이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이미 산업 현장의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직률과 조기 이탈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고용허가제(E-9)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고, 방문취업(H-2), 재외동포(F-4) 등 다양한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이직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단일 비자 유형(E-9) 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
저자들은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비자(체류자격)에 의해 구조적으로 형성된 노동조건과 이동성 제한, 즉 제도적 환경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적은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비자 유형(E-9, H-2, F-4)별로 비교 분석함으로써, 이직 결정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체류자격별로 상이한 정책적 개입의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데 있다.
2.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 검토
연구는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 사회교환이론과 직무요구–자원(Job Demands–Resources) 모델을 활용한다.
사회교환이론에 따르면 노동자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임금, 안정성, 존중, 안전 등의 보상을 기대하며, 이 교환이 불균형할 경우 이직의도가 높아진다. 직무요구–자원 모델은 과도한 직무 요구(장시간 노동, 위험한 작업환경, 차별 등)와 부족한 자원(언어능력, 사회적 지지, 수용성)이 누적될 경우 소진과 이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선행연구들은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크게 세 범주로 나누어 왔다.
첫째, 개인요인으로 성별, 학력 등이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학력이 낮을수록 이직의도가 높다고 보고한다.
둘째, 문화적응요인으로 언어능력, 거주기간, 차별 경험,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등이 포함된다.
셋째, 직무환경요인으로 임금 만족도, 근로시간, 작업장 안전, 직장 내 인격적 무시 경험 등이 주요 변수로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의 한계는 비자 유형별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비자가 외국인노동자의 업종 선택, 사업장 이동 가능성, 체류 안정성을 규정함으로써 노동시장의 위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3. 연구방법
1) 분석 자료와 대상
본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0년에 실시한 외국인근로자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전체 조사 대상 1,427명 중 결측치를 제외한 821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대상은 다음 세 집단이다.
- E-9(고용허가제): 업종과 사업장 변경이 원칙적으로 제한된 비전문취업 노동자
- H-2(방문취업): 외국국적 동포로 비교적 사업장 이동이 자유로운 집단
- F-4(재외동포): 취업 제한이 거의 없고 내국인과 유사한 노동시장 접근성을 가진 집단
2) 변수 설정과 분석 방법
종속변수는 이직의도로, “현재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이분형 변수로 처리하였다. 독립변수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 개인요인: 성별, 학력
- 문화적응요인: 한국 거주기간, 한국어 수준, 외국인에 대한 수용성 인식
- 직무환경요인: 임금 만족도, 근로시간 만족도, 작업장 안전 만족도, 직장 내 인격적 무시 경험
본 연구의 분석은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하여 비자 유형별로 개별 모형을 구축하였다.
4. 연구 결과
1) 비자 유형별 일반적 특성
이직의도 비율은 E-9(20.4%) > H-2(14.5%) > F-4(11.8%) 순으로 나타났다.
E-9 집단은 남성 비중이 매우 높고 한국어 수준이 가장 낮았으며, F-4와 H-2 집단은 상대적으로 한국어 능력이 높았다.
모든 집단에서 약 9~13%의 외국인노동자가 직장에서 인격적 무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상당히 높은 비율로 평가된다.
2) 비자 유형별 이직의도 결정 요인
(1) 고용허가제(E-9)
E-9 노동자의 이직의도는 직무환경요인이 핵심적이었다.
- 학력이 고졸 미만일 경우 이직의도가 전문대 이상 대비 높았다.
- 임금 만족도가 높을수록 이직의도는 감소했다.
- 직장 내 인격적 무시 경험이 있을 경우 이직의도가 증가했다.
문화적응요인(한국어, 거주기간, 수용성)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2) 방문취업(H-2)
H-2 노동자 역시 이직의도에 개인요인과 문화적응요인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임금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이직의도는 감소
- 작업장 안전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이직의도는 감소
- 인격적 무시 경험이 있을 경우 이직의도는 증가
특히 작업장 안전이 H-2 노동자에게만 유의미한 요인으로 나타난 점이 특징적이다.
(3) 재외동포(F-4)
F-4 노동자는 다른 집단과 달리 문화적응요인과 직무환경요인이 동시에 중요했다.
- 한국어 수준이 상승할수록 이직의도는 감소
- 외국인에 대한 수용성 인식이 높아질수록 이직의도는 감소
- 임금 만족도는 이직의도를 감소
- 인격적 무시 경험은 이직의도는 증가
이는 F-4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이동권과 선택권이 넓기 때문에, 문화적 요인이 실제 이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5. 해석과 정책적 함의
연구는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이 체류자격에 따라 서로 다른 ‘사회적 교환 구조’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9과 H-2 노동자는 제도적으로 이동이 제한되어 있어, 문화적응 수준이 높더라도 이직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들에게 이직은 거의 임금과 존중이라는 최소 조건에 의해 좌우된다.
반면 F-4 노동자는 노동시장 접근성이 높아 언어, 수용성, 직장문화와 같은 요인이 이직의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통해 비자 제도가 외국인노동자를 계층화하고 위계화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이동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권과 존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 논문을 읽고 느낀 소감
체류자격은 중립적인가?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를 통해 본 한국 이민정책의 구조적 성격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은 흔히 개인의 적응 실패, 근로 태도 문제, 혹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동하려는 합리적 선택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정미·신은희, 2025)은 이러한 통념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 연구는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가 개인적 특성보다 체류자격(비자 유형)에 의해 구조적으로 규정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이직이라는 행위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기보다, 이민정책이 만들어낸 조건 속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된 대응 방식임을 시사한다.
다문화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기여는 체류자격을 단순한 행정적 분류가 아닌, 노동시장 내 위계와 권력 관계를 조직하는 제도적 장치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고용허가제(E-9), 방문취업(H-2), 재외동포(F-4)는 각각 다른 체류 안정성, 이동권, 직업 선택권을 부여하며, 그 차이는 곧 외국인노동자가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삶의 조건으로 전환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E-9와 H-2 노동자의 이직의도는 문화적응 요인과 거의 무관하게 나타났고, 오직 임금 만족도와 직장 내 인격적 대우 여부에 의해 좌우되었다. 이는 이들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했는지와 상관없이, 구조적으로 이동이 제한된 상태에서 최소한의 교환 조건이 붕괴될 때만 이직을 고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직은 선택이 아니라 열악한 조건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수단에 가깝다.
반면 재외동포(F-4) 노동자의 경우, 한국어 능력과 사회적 수용성 인식이 이직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F-4 체류자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동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문화적 소속감과 사회적 인정이 실제 노동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일한 ‘외국인노동자’라는 범주 안에서도, 체류자격에 따라 적응이 의미를 갖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이민정책이 외국인노동자를 단일한 집단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정책 담론과 달리, 실제로는 차등화된 권리 체계에 기반한 계층화된 이주노동 체제를 운영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체류자격은 외국인노동자의 노동시장 접근성뿐 아니라, 존엄을 침해받았을 때 이를 거부하거나 이동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규정한다. 이직의 자유가 제한된 체류자격일수록, 노동자는 인격적 무시와 열악한 환경을 감내하도록 구조적으로 강제된다.
다문화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로 해석한다. 외국인노동자의 낮은 정착성과 높은 이직률은 문화적 차이나 개인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민정책이 노동자를 ‘필요한 만큼만 사용 가능한 인력’으로 규정하고, 권리보다 통제를 우선시한 결과이다.
즉, 한국의 이민정책은 외국인노동자의 이동을 관리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이들이 노동자로서 존중받으며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정책적 함의는 분명하다.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을 줄이기 위한 접근은 단순히 사업장 변경 요건을 강화하거나 관리·감독을 늘리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체류자격에 따라 과도하게 제한된 이동권과 차등화된 권리 구조를 재검토하고, 임금의 공정성, 인격적 존중, 안전한 노동환경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민정책의 우선순위를 전환해야 한다. 이는 노동시장 안정뿐 아니라,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이다.
결국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는 개인의 선택을 설명하는 지표가 아니라, 이민정책이 어떤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체류자격이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도구로 기능하는 한, 이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다문화 사회를 표방하는 국가라면, 이민정책 역시 통제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외국인노동자를 동등한 노동 주체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 용어 사용에 대한 피드백: ‘외국인 노동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개념적 구분과 활용
본 논문은 전반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이직의도를 체류자격이라는 제도적 맥락 속에서 분석하며, 이직을 개인적 선택이 아닌 구조적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학문적 기여를 지닌다. 특히 체류자격이 노동시장 접근성과 이동권을 차등화하고, 그 결과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 경험과 이직 가능성을 계층화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한 점은 다문화학 및 이민정책 연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 논문에서 사용한 ‘외국인 노동자’라는 용어 선택 역시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의 관점과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이해된다. 한국의 법·제도적 문맥에서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행정 문서와 통계 자료에서 ‘외국인 근로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표현은 근로계약과 고용관계를 전제로 한 제도적·행정적 범주로서의 성격이 강하며, 정책 집행과 관리의 대상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라는 용어는 사회과학, 특히 다문화학·사회학·비판적 이주연구 영역에서 보다 빈번하게 사용되며, 노동을 단순한 고용관계가 아닌 사회적 관계와 권력 구조 속에서 파악하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 용어는 외국인을 단순한 제도의 수혜자나 관리 대상이 아니라, 노동의 주체이자 구조적 제약 속에 위치한 행위자로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분석적 의미를 지닌다.
본 논문이 이직의도를 개인적 특성이나 적응 실패로 환원하지 않고, 체류자격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외국인의 이동권과 노동 선택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노동자’라는 용어 사용은 연구의 비판적 관점과 일관성을 갖는다.
특히 고용허가제(E-9)와 방문취업(H-2) 체류자격 하에서 문화적응 요인이 이직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임금과 인격적 대우와 같은 최소한의 교환 조건이 붕괴될 때만 이직이 발생한다는 분석 결과는, 이직을 ‘선택’이 아닌 ‘구조적 대응’으로 이해하게 한다. 이러한 해석은 노동을 권리와 관계의 문제로 다루는 ‘노동자’ 개념과 더욱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다만, 독자의 이해를 돕고 법·제도적 맥락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론이나 연구 방법 부분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외국인 노동자’ 용어 사용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나 병기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법·제도 설명이나 통계 자료 인용 시에는 ‘외국인 근로자’라는 공식 용어를 사용하되, 분석과 해석의 국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명시한다면, 연구의 이론적 지향과 제도적 현실을 동시에 포괄하는 보다 정교한 서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본문은 「외국인노동자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비자종류별(E-9·H2·F4) 차이를 중심으로」, 임정미·신은희 (2025) 를 바탕으로 내용을 요약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였습니다.


<다문화공존사회연구소>는 이민정책 및 다문화 관련 다양한 학문과 정보를 공유하며,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